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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의 헌법 개혁안의 의의와 전망_김연식 국제이사
작성자 관리자 (61.♡.114.17) 작성일 23.06.02 조회수 53

노동당의 헌법 개혁안의 의의와 전망: A New Britain: Renewing our Democracy and Rebuilding our Economy를 중심으로

I. 보고서 제안의 배경과 의미

   2022년 영국 노동당은 영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제안을 담고 있는 보고서를 발간한다. 2020년 영국 노동당 당수인 키어 스티머(Keir Starmer)가 전직 영국 총리였던 고든 브라운에게 보고서 작성을 의뢰하였다. 이에 브라운 총리는 미래 영국 위원회(Commission on the UK’s Future)를 설립하였다. 여기에는 의회 의원, 법률 전문가, 학자 등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2년의 연구 끝에 202212월에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는 영국의 민주주의가 낡고 비효율적이며, 경제가 불평등과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영국의 민주주의를 재건하기 위해 의회 개혁, 지방 분권,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공공 투자, 일자리 창출, 교육 및 훈련 강화 등 총 40가지 권고 사항을 제시하였다.

  이 보고서는 헌법 개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왜냐 하면 향후 노동당 집권 플랜의 주요 핵심 과제인 헌법 개혁의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노동당 집권 기간 동안 영국 헌정 질서를 근대화한다는 명분 아래에 여러 가지 헌법 개혁을 추진하였다. 토이 블레어 이후에 기초가 마련된 영국 헌정 질서 개혁은 보수당과 차별되는 노동당의 개혁적 이미지를 강화하였다. 브라운 총리는 이 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국민들에게 헌법 개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현재의 영국 노동당의 헌법 개혁안의 중심에 있으며, 언젠가 야당인 노동당이 집권할 때 이 보고서의 내용에 기초하여 일련의 헌법 개혁 작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의미에서 이 보고서는 영국의 헌법의 미래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문서이다.

  아래에서는 영국 헌법 체계와 관련하여 보고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내용을 분석해보고 향후 전망에 대하여 간단히 논하도록 한다.

 

II. 보고서 주요 내용  

1. 사회권을 비롯한 국가 목적 규정의 명확화  

  이 보고서는 사회적 권리를 헌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무상 의료 및 교육에 대한 권리, 사회 복지 및 빈곤하지 않은 생활을 위한 권리, 적절한 주거에 대한 권리 등이 포함된다. 영국 헌법에 사회권을 명시하는 제안은 중대한 헌법적 발전을 의미한다. 권리와 자유의 보호는 오랜 기간 동안 존재해 왔지만, 주거와 교육과 같은 사회적 권리에 대한 선례는 영국에서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2. 분권과 자치의 강화   

  보고서는 잉글랜드 내에서 분권과 자치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보고서는 중앙 정부는 지방자치 한국의 광역 자치단체와 유사한 시장 통합 기관(mayoral combined authorities)으로 포괄적인 권한 이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장 통합 기관은 여러 지방 자치단체간의 연대체를 구성하여 경제적인 발전과 사회적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집행 정부를 의미한다. 여기에서는 이는 지금까지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온 지방 자치단체들을 생활 권역을 중심으로 하나의 단위로 묶고 지역 주민이 직접 시장(Mayor)을 선출하여 집행부를 구성한다. 한편, 시장 통합 기관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한국에서는 부울경 메가시티 설립 구상과 유사한 자치 단체간 협력 체계가 구성될 것이며 이러한 협력 체계는 중앙 정부로부터 시장 통합 기관과 유사한 권한과 예산을 위임받게 된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장기적으로는 개별 지방 자치 단체는 광역 자치 단체로 통합되고 자치 단체 별로 시민이 직접 선출한 시장이 자치 행정부를 구성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지역 통합은 지역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이루질 것이며, 영국 의회가 감독 아래에 매년 진행 상황이 의회에 보고된다. 그리고 중앙 정부는 광역화를 촉진하기 위해 3년 단위의 통합 보조금을 지급하며, 지방 정부가 영국 의회에서 '특별 지방 입법'을 발의할 수 있는 새로운 절차를 제안한다. 그 밖에 공무원과 주요 기관 및 단체를 런던 외곽으로 이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편, 지방 정부(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사이 협의체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지방 정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고 공동 정책 이니셔티브를 채택할 의무를 부과하는 '연대 조항' 신설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는 지방 정부간 회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위원회는 내무에 독립적인 사무국과 분쟁 절차를 마련한다  

3. 정치 개혁   

  보고서는 정부에서 의회 의원을 포함한 공직자의 윤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의회에 정부 장관과 산하 공무원의 행동 강령에 관한 규범을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할 독립적인 청렴윤리위원회(Independent Integrity and Ethics Commission)를 신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치인의 윤리 의무 준수를 감독하는데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 배심원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공직자 윤리 의무 위반이나 부패 협의를 "조사하고 기소"하기 위해 새로운 반부패위원회(anti-corruption commissioner)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특히, 이 보고서는 현재 상원이 국가 및 지역 의회(Assembly of Nations and Regions)라는 새로운 사원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새로운 상원은 현재의 하원과 마찬가지로 정부 구성에 관여하거나 세금 및 지출에 대한 발언권을 갖지 않으며 하원에서 법안을 거부할 수도 없다. 하지만, 현재의 상원과 달리 의회 회기 동안 입법을 지연시킬 수 없다. 다만, 이 상원은 헌법적 사안에 관한 입법을 거부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이 부여된다. 하원은 이 거부권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한편, 새로운 상원은 미국의 연방 상원과 유사하게 영국의 각 국가와 지역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고려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상원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며 그 규모는 200여명으로 제안되고 있다  

 

III. 평가와 전망  

  이 보고서는 영국의 미래를 위한 헌법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에도 여전히 보고서에 대한 지지와 반대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보고서가 영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발전을 위한 토대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보고서가 지역 간의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고, 오히려 영국의 분열를 가중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회권 규정이 가지는 긍정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지만, 사회권을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헌법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사회권을 실정화함으로써 정부 정책의 상당 부분이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 이러한 규정을 실정화하는 것은 법적으로 매우 간단할수 있지만, 실정화된 목적 규정이 존중되고 실제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하려면 광범위한 정치적 지지와 대중의 동의가 필요하다점 역시 간과되고 있다고 보는 이도 있다. 특히, 사회권을 헌법에 포함하는 것은 헌법적,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이므로 실현 가능성과 정책적 효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합의를 거쳐야 하며, 법적 조항의 적절성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만약 대중의 충분한 지지를 획득하지 못한다면 사회권 규정은 사문화될 위험이 있다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새로운 상원의 역할이다. 보고서만으로서 새로운 상원의 구성과 운영이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하지만 이 새로운 상원이 헌법 보장에 관하여 일정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는 점은 고려하면, 새로 설치된 상원은 성문화되지 않은 영국 헌법의 오랜 과제였던 입헌주의 정착을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지점은 헌법 개혁을 위한 동력을 집권 과정뿐만 아니라 집권 후에게 계혹 유지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향후 노동당 정권이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더라도 헌법 개혁 의제를 관철시킬 수 있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 블레어 정부가 1997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블레어가 제시한 하원 개혁안이 노동당 내부에서 조차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노동당이 야당에서 집권당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개혁의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회의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현재 노동당은 보수당에 비해 기성 정치 외곽에서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정치세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노동당은 집권하자마자 기존 헌법에 대한 지분을 가진 내부자가 될 것이며, 행정 권력을 중앙 집중화과 가지고 있는 장점을 쉽게 놓으로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영국 노동당이 헌법 개혁 과제를 끝까지 관철시킬 수 있는지는 의문이며, 오히려 기성의 체계에 안주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참고 문헌: UK Labur Party, A New Britain: Renewing our Democracy and Rebuilding our Economy, 2022, <https://labour.org.uk/page/a-new-bri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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